창 5:24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
에덴의 동쪽으로 쫓겨난 후에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님과 분리된 길을 걸었다. 일부의 사람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삶을 살았는데, 그 중에서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다. 평균 900년 이상의 수명을 누리던 때에 365살 되어 죽음을 보지않고 데려가셨다는 것은 그의 영성이 그만큼 천국 수준에 이르렀음을 암시한다.
오래 사는 것이 복이라지만 사실 어떻게 사는가가 더 중요하다. 그점에서 쿠마에 무녀(Cumaean Sibyl) 신화는 흥미롭다. 이 무녀는 뛰어난 예지력으로 아폴론 신의 총애를 받았다. 아폴론이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그녀는 한 줌의 모래를 들고 와서, 그만큼의 생일을 갖게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젊음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오랜 세월 동안 죽지 않고 살면서 육체는 점차 줄어들어 끝내 목소리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소원이 죽음으로 바뀌게 된 이유다.
본문은 세상과 죽음을 넘어 내가 가야할 곳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하나님은 에녹을 가급적 빨리 곁에 두시려 한 것 같다. 깊이 친해졌기 때문이리라. 기복이나 의무나 당위가 아니라 친밀함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여물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하나님과 얼마나 친할까. 알고 있었지만 에녹을 보니 아직 멀었다. 동행하는 은총을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