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1:4 그들이 나를 위하여 비밀히 친 그물에서 빼내소서 주는 나의 산성이시니이다
본문은 대적들의 음모와 계략으로부터의 보호를 구하는 탄원의 기도다. 그들은 정적들일 수도, 시기어린 라이벌일 수도 있다. 이들은 저자가 잘못되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파멸로 몰아넣기 위해 적극적으로 궤계를 꾸민다. 전통 사극은 음모와 중상이라는 소재를 빼놓고는 구성 자체가 어렵다. 저자의 상황이 능히 연상된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엔 비밀히 친 그물들이 허다하다. 가장 큰 그물은 사탄의 매트릭스다. 아담의 타락 이래 하나님과 결별된 틈을 파고 들어 온 사탄이 만든 세상 체계는 그 자체로 함정이며 그물과 같다. 사탄은 진리에서 떠난 허위체계를 통해 왜곡된 가치관과 거짓 자아를 양산하며 지옥으로 가는 통로를 활짝 열어놓았다. 이처럼 비밀히 쳐진 큰 그물, 작은 그물들이 주변에는 숱하지만 위안의 여지는 분명하다. 주께서 산성이 되어주시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헤아리시는 주님께서 나의 생명싸개가 되어주신다. 민수기에서 발람의 입을 틀어 저주가 아니라 축복을 선언하게 하신 여호와 하나님은 여전히 나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보호자가 되신다. 그래도 시편 저자처럼 대적들이 비밀히 친 그물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해달라는 기도는 필요하다. 기도의 내용이 적확하고 구체적일 수록 유익은 풍성해진다. 탄식이 아니라 탄원해야 하며, 두루뭉술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스마트하게 간구함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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