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16:23 예수께서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 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시고
같은 상황에서 베드로는 온탕과 냉탕을 오간다. 18절처럼 음부의 권세도 넘보지 못하는 신앙고백을 한 사람이 지금은 사탄처럼 간주된다. 십자가 수난을 예고하신 주님을 말리다가 생긴 일이다. 인지상정으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수제자가 스승이 죽음의 길로 간다는데 어찌 안 말릴 수 있는가. 그러나 주님은 그게 사탄의 역사이고 사람의 일임을 지적하신다.
새로운 공동체를 세워가는 과정을 지날 수록 신앙의 길이 단지 교회에 출석하고 교회 일만 잘하면 되는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런 것으로 치면 베드로는 우등생감이다. 그런데 어느 지점에서는 그 수제자가 사탄이 된다. 사람의 일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상을 내려놓고 주님을 따라도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수준에 머물면 제자가 아니라 대적이 된다. 교회 내에 주님의 대적이 많은 이유다.
하나님의 생각이 있고 사람의 생각이 있다. 신앙은 사람의 수준을 넘어 하나님의 세계를 품고 사는 방식이다. 가치관의 전복, 인생 패러다임의 전복이 필수이다. 이것이 안 된 체, 신앙의 길에서 하루에도 열 두번 씩 온탕과 냉탕을 오간다. 어느 때엔 제자가, 어느 때엔 대적이 된다.
하루 오 만 가지 생각 중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평안이나 담대함이 사라지는 경우가 그럴 것이다. 그리스도 중심적 관점을 다지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나를 안 편하게 하는 게 뭔지, 그 이유는 뭔지를 점검하려 한다. 온전히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공동체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