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 13:11-12 사무엘이 이르되 왕이 행하신 것이 무엇이냐 하니 사울이 이르되 백성은 내게서 흩어지고 당신은 정한 날 안에 오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모였음을 내가 보았으므로 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들이 나를 치러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하니라
전투 전에 제사장이 집례하는 번제를 드리는 것이 관례였다. 그런데 블레셋과 접적한 상태에서 마음이 쫓긴 사울은 사무엘이 원하는 시간 내에 이르지 않자 급한 마음에 번제를 주관했다. 명백히 하나님의 규례를 어긴 것이다. 이로써 사울의 속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상황도 급박했거니와 자신이 왕인데 못할 것도 없다 생각했을 것이다.
‘부득이 하여’라 할 수 있는 상황들이 종종 닥치는 게 인생이다. 주로 위기 상황들이다. 이 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의 길을 따를 수도 있고, ‘부득이 하여’라는 생각으로 주께서 원치 않는 길을 갈 수도 있다. 주님은 구원자이기도 하지만 주권자이기도 하시다.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거룩한 두려움으로 따라야 할 분이기도 하시다. 사울은 고비에서 그만 미끄러지고 만다. 쫓기는 상황이나 위기 상황일수록 주님의 길을 좇는 결기를 다져야 한다. 그게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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