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 3:1 그 후에 욥이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니라
고통의 한 복판에서 욥은 태어난 것 자체를 저주한다. 한 마디로 죽고 싶다는 뜻이다. 욥의 이런 반응은 사실상 모든 사람 안에 내재한 근본적 성향을 드러낸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과 친한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은데서 오는 소외감의 수렁에 빠진 탓이다.
욥이 이런다면 거의 모든 인간이 고통 앞에서 이럴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욥의 내면을 통해 나의 내면도 들여다 보게 하신다. 너는 고통 속에서 어떤 마음을 가지는가. 너와 나 사이에서 가장 걸림이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너가 내게 친밀감을 느끼는 것은 언제인가. 그것은 진정한 친밀감인가.
욥이 느낀 이 존재적 소외감에 대해 하나님은 훗날 십자가로 답하신다. 아직 이를 모르는 욥은 여과없이 자신의 소회를 토설한다. 만일 토설이 아니었다면 정신분열이라도 일어났을 법한 상처였다. 이처럼 가진 마음을 묵히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것도 은혜다. 말하지 않는다고 모르실 하나님이 아니시다. 토설은 모든 고통을 다루는 중요한 선제적 조치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기꺼이 토설을 받으신다.
시 142:1-2 내가 소리 내어 여호와께 부르짖으며 소리 내어 여호와께 간구하는도다 내가 내 원통함을 그의 앞에 토로하며 내 우환을 그의 앞에 진술하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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