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22:54-55 예수를 잡아 끌고 대제사장의 집으로 들어갈새 베드로가 멀찍이 따라가니라 사람들이 뜰 가운데 불을 피우고 함께 앉았는지라 베드로도 그 가운데 앉았더니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께서 체포당하실 때, 그와 함께 한 제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나마 베드로가 예수님을 멀찍이 따라가는 정도였다. 물론 그는 이미 칼을 빼들어 저항한 바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들 틈에 묻혀 동정을 살피는 쪽을 택한다. 이어진 정황을 보면 예수님의 고난에 함께 하려 하기보다는 마지막 반전을 기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에서 제자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끌려가서 죽임을 당할지언정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 아닐까. 그러나 당시 그런 제자들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그들이 주님이 보는 것을 같이 바라보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훗날 성령을 받은 뒤, 변화된 그들은 주님이 바라보는 것을 함께 보며 죽음의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네들의 마음에는 혼란만 가득하다. 자기들의 기대와 맞는 일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세속적 메시아관의 진상이다.
이상적인 예수님과의 관계는 ‘연합’이다. 베드로는 ‘멀찍이’ 따라갔다. 따라가도 이렇게 가는 것은 멀리 떨어진 것보다 더 못할 수 있다. 신앙여정에서 낭패를 돌이키면 대부분 ‘멀찍이’ 따라간 때였다. 불도 그렇다. 베드로는 비신자들이 피워놓은 불을 쬐다가 곤욕을 당했다. 참된 신자는 성령의 불을 쬐어야 하는 사람이다. 지금 나와 주님과의 사이에는 얼마만한 간격이 있는가. 내가 주로 쬐고 있는 불은 어떤 불인가. 오늘은 내 영혼의 위치와 상태를 살피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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