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5:8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주님을 만났을 때 생기는 죄인 됨에 대한 자각은 은총이다. 그것은 부정적 자아상의 발로가 아니라 자신의 상태를 온전히 보게 되면서 가지는 관점의 변화다. 이사야는 영안이 열려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을 뵈면서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라고 탄식할 정도였다. 생래 죄인이 불꽃같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접하면서 가지게 되는 당연한 반응이다.
만일 이 때 베드로가 두 배 가득 잡은 어획량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오병이어를 체험한 뒤 예수님을 왕으로 옹립하려 했던 들판의 사람들처럼, 대박을 건지는 물주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을 대했다면 그 다음 국면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아마도 다른 이를 제자로 부르셨거나, 베드로의 변화를 좀 더 기다렸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름받을 사람의 내면에는 부름받을만한 실마리가 내재한다. 전도서 기자가 말한 이른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전 3:11)이다. 다른 표현으론 영의 감각이다. 그 순간 베드로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뭣이 가장 중한지를 직감한다. 그때, 예수님은 무서워 말라 하신다. 찾아오시고 품으시는 하나님이심을 드러내신다. 참 회개는 참 만남을 가지게 하며 용납을 받게 한다. 그것은 또 부름으로 이어지고 주님의 동역자가 되게 한다. 오늘도 그 긍휼과 은총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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