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7:18-19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하나님의 기준을 알려주는 율법은 의로우며 선하다. 문제는 그 율법 앞에 선 나다. 율법을 모를 때는 뭐가 죄인지 막연했다. 세상의 실정법에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괜찮은 인생을 산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하나님과 하나님의 법을 알게 되면서 좌절이 왔다. 죄의 깊이와 폭은 생각보다 깊고 넓었다. 하지 말라는 것을 범한 죄와 해야 할 것을 게을리 한 죄가 태산같았다.
법원에 가면 정의의 여신이 저울을 들고 있는 동상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손에는 법전을,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죄의 무게를 재는 형상이다. 하나님의 법 앞에서 나의 행적을 저울에 올린다면 나의 존재는 그 자체로 끔찍한 재앙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난 다음에도 본성적 연약함에 휘둘리면서 본문의 바울처럼 이율배반적으로 쌓은 죄업을 생각하면 하나님 앞에서 몸 둘 데가 없다.
바울 때는 율법을 주로 언급했지만 이제 나에겐 산상수훈이 더해졌다. 산상수훈은 내면과 동기를 검색한다. 더 설 자리가 없게 한다. 선을 알고 행하기도 원하지만 단지 그 뿐, 절감한 것은 선을 행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선을 행하려면 내 능력이 아닌 나를 넘어선 능력이 필요했다. 십자가와 성령이 절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은혜가 아니면 나는 하나님 앞에 갈 수도 없고 설 수도 없다. 오늘도 십자가 은혜 단단히 붙잡고 성령님 의지하며 하루 걸음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