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9:96 내가 보니 모든 완전한 것이 다 끝이 있어도 주의 계명들은 심히 넓으니이다
시인이 봤던 완전한 것이란 어떤 것일까. 성경은 이 땅에 존재하는 것들이 다 부패와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썩어져가고 있거나 아니면 썩어진 구습을 좇는 불완전한 것들 뿐이다. 그렇다면 시인이 말한 ‘완전한 것’은 이 땅의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시인은 어느 순간, 영의 세계에 속한 것들을 접하는 계시적 체험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세계마저 주의 말씀이 품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모든 만물이 주의 말씀으로 존재한다.
말씀은 하나님 자체이기도 하다. 말씀이 육신이 되신 분이 예수님 아니신가. 만물은 하나님보다 넓을 수 없다. 말씀을 따름은 완전을 향한 길이기도 하다. 말씀이 완전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말씀을 따를 때 불완전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낼 수 있다. 껍질은 벗겨질 때 통증을 수반한다. 성숙을 향한 통과의례다. 대부분 그 통증을 오래 견뎌내지 못한다. 온전해짐이 싫어서가 아니다. 육신의 저항이 강하기 때문이다.
개척 이전에도 통증이 있었고 개척 이후에도 통증이 있다. 경우와 수준은 달라도 이런 통증은 평생을 갈 것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보며 참된 변화가 쉽지않음을 절감한다. 때로 나는 이 수준에서 끝나고 마는가 하며 낙심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주의 계명을 따르는 것 외에는 달리 길은 없다. 계명, 즉 주의 말씀은 모든 완전한 것보다 더 넓기 때문이다. 그런 길이 나에게 제시된 것 자체가 은혜다. 잘 따라가는 더 큰 은혜다. 오늘도 그 더 큰 은혜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