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19:15 그들이 소리 지르되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빌라도가 이르되 내가 너희 왕을 십자가에 못 박으랴 대제사장들이 대답하되 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나이다 하니
수난주간 중 가장 비통한 날이 성금요일인 오늘이다. 오전 9시 경 십자가에 달리시고 오후 3시 경 숨을 거두셨다. 가장 많은 피를 흘리신 날이다. 예수님을 채찍질했던 빌라도의 관정과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던 갈보리 동산에는 예수님의 피가 흥건하게 괴였다. 십자가를 지시고 걸어가셨던 골고다 언덕길에도 예수님의 피가 떨어졌을 것이다. 나를 위해 맞으셨고, 나를 위해 못박히셨고 나를 위해 피흘리셨다.
며칠 전만 해도 호산나 찬양하며 겉옷을 길에 폈던 사람들이 표변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자 그들은 예수님에게 등을 돌렸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로마로부터 독립한 황금시대였다. 수많은 정치가들이 이루지 못할 줄 알면서도 일단 내걸고 보는 정치공약의 성취 비슷한 것을 기대했다. 그 기대가 무너지자 십자가 처형을 주장한다. 돌이키면 내가 그랬다. 원했는데 안되었을 때, 구했는데 안주셨을 때 마음 한 켠에 유사한 불만을 가졌었다.
예루살렘 거민들은 변해야 했다.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는 이미 예수님께서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네 생각을 고집했다. 그들에게 신은 황금시대를 가져다주는 존재여야 했다. 그들은 예수님에게 어느 길이 진짜이며, 어떻게 가야하는 지를 물어야 했다. 듣고서도 가지 못하는 연약함을 의탁하며 진리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 ‘십자가에 못박게 하소서’가 아니라 ‘긍휼과 도움을 주소서’라고 외쳐야했다. 오늘도 그렇다.
*말씀기도
내가 원하는 것이 안되었을 때, 나를 내려놓고 주님의 길을 분별하며 그 길을 따르게 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