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3:13-14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바울은 십자가의 도에 득도했고 사도에 특채되었으며 3차에 걸친 선교여행을 통해 교회를 무수히 개척한 사람이었다. 30년이 넘는 목회인생을 들여 애를 썼어도 그의 발뒤꿈치에도 못미칠 뿐 아니라 그가 성령의 감화를 통해 기록한 서신들의 신학적 깊이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음을 볼 때 바울이 남긴 족적들은 가히 놀랍다 아니할 수 없다. 교회사는 바울에게 빚진 바가 크다. 교리적 위기나 침체상황에서 그 때마다 교회를 새롭게 한 것은 로마서를 비롯한 바울서신이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그는 이룬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했던 일은 뒤로 하고, 심지어 잊어버리고 다시 또 감당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 그는 상을 의식했다. 상에 눈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름에 온전히 부응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하나님이 불렀는데.. 들은 척도 안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요령을 피우며 설렁설렁하는 사람도 있고, 투정하며 억지로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부르심에 감사하며 실망을 시키지 않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바울은 후자에 속한다.
바울은 아직 잡을 것이 많다고 여기며 이룬 것은 잊어버리고 푯대를 향하여 달려간 사람이었다. 나이가 들다보니.. 이루지 못한 것은 크게 다가오고, 작게나마 이룬 것은 훈장처럼 다루는 유치함이 보인다. 그래서 잊어버리기는 커녕 더 집착하며, 앞에 있는 것보다는 지나간 일들에 휩쓸리는 연약함도 본다. 바울이 내게 눈을 부릅뜨고 있는 거 같다. ‘자네.. 그런 식으로 하면 곤란해..’ 뒤에 있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남은 사명을 위해, 부름의 상을 바라보면서 달려가야겠다.
*푯대를 새롭게 정리해서 다시 달려가겠습니다. 어제의 사람이 아니라 내일의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