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27:46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진노를 받으셨고 하나님에게 버림받으셨다. 나를 위한 일이었다. 내가 태어나지도 않은 때에 예수님은 나의 모든 죄짐을 걸머지시고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피흘리셨다. 만물의 근원되신 이가 그 대속을 실행하시면서 난장판이 된 이 세상과 내 삶에 출구가 열리고 서광이 비쳤다. 영원의 관점에서 나는 구원얻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되었다.
한 때 나는 어느 정도의 성의와 존중을 보이면 하나님이라는 절대자와 사이가 좋아질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교회도 출석했고 성가대 봉사도 했다. 십자가 설교를 들었지만 감사와 감격이 아니라 알아두는 게 좋은 기독교지식 정도로 여겼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매너와 열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인의 방식을 따른 시절이었다.
십자가가 지식이 아니라 감사로 다가온 것은 은혜에 대한 자각 때문이었다. 이 보배는 나의 실패 무더기 속에서 발견되었다. 죄와 연약함으로 얽힌 무력감과 자괴감의 수렁 속에서 비로소 왜 십자가가 필요했는지를 절감했고 복음을 왜 복음이라 하는 지를 알았다. 성금요일인 오늘, 예수님의 절규를 상상하며 그 메아리에 나의 영혼을 적시운다. 패션오브 크라이스트에서 보았던 아버지의 눈물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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