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후 4:17-18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순간의 것과 영원이 대비된다. 십자가의 은총은 보이는 세상 것의 허구를 알게 했고, 보이지 않는 영원을 보게 했다. 아울러 찰나에 집착하며 살던 나로 하여금 영원을 예비하며 살게 했다. 이 전환(shift)은 환난의 의미 또한 새롭게 했다. 영원한 영광을 바라보는 자에게 환난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임을 알게 된 것이다.
이 환난은 진리를 사는 과정에서 겪는 고난을 말한다.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고, 오래참음과 양선을 행하며, 주님이 주신 데스티니를 이루는 길에서 걸머져야 하는 소명적 부담을 말한다. 금권을 지상가치로 여기는 세상과의 충돌이나 선택의 기로에서 손해를 볼지언정 믿음과 소망의 길을 택하면서 겪는 ‘내려놓음’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현실에 한참 부대낄 때에는 보이는 것에 치중할 때가 있다. 환난보다는 형통에, 가련해 보이는 것보다는 인정받는 것에 더 매이는 본성적 경향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진리에 대한 인식이 지식이나 교리에 멈추면 이도 저도 아닌 갈등을 피하기 어렵다. 세상을 넘어설 영적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바울이 말한 환난은 이런 갈등이나 고민이 아니다. 하나남 나라에 대한 굳건한 소망, 함께 하시는 주님에 대한 신뢰가 현실을 다루는 실제 동력이 되는 은총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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