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22:15 이르시되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
동어반복은 강조다. 주님께서 그토록 유월절 만찬을 먹기 원하신 것은 떡과 포도주의 메타포 때문이다. 즉 십자가에서 찢겨질 당신의 몸과 십자가에서 흘려질 당신의 피를 만찬과 연결시키실 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월절 만찬은 이후 성찬으로 대체된다. 성찬은 십자가 대속의 은총을 내면화하는 상징적 의식이다.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소명으로 실천의지를 다지는 예식이다.
예수님은 이날 밤, 당신을 유월절에 희생되는 어린 양으로 일치시킨다. 그 피는 구원을 얻게 하고 그 살은 출애굽의 동력을 공급한다. 이 거룩하고 복된 첫 성찬의 자리에서 그 의미를 즉각 깨달은 제자들은 없었다. 부활과 성령강림을 겪으며 비로소 엄청난 하나님의 복선을 파악하게 된다. 그 이후, 그들은 평생을 십자가 복음을 전하는 일에 바친다.
성찬식의 자리는 단지 속죄의 효력을 확인하는 데서 그치는 자리가 아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받아들여 그리스도의 대리자이자 증인으로서의 소임을 기억하는 자리다. 우리를 위한 주의 죽으심을 주께서 다시 오시는 그 날까지 힘써 전하는 소임이다. 성찬식은 속죄의 자리일 뿐 아니라 파송의 자리이다. 십자가의 도는 내가 체험하고 내가 전하지 않으면 알려질 길이 없는 진리이다. 나도 주님이 필요하지만 주님 역시 나를 필요로 하신다. 함께 먹고 힘내자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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