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9:5-6 오브라에 있는 그의 아버지의 집으로 가서 여룹바알의 아들 곧 자기 형제 칠십 명을 한 바위 위에서 죽였으되 다만 여룹바알의 막내 아들 요담은 스스로 숨었으므로 남으니라 세겜의 모든 사람과 밀로 모든 족속이 모여서 세겜에 있는 상수리나무 기둥 곁에서 아비멜렉을 왕으로 삼으니라
기드온이 죽자 아들 아비멜렉이 이복형제 70명을 도륙하고 세겜에서 왕으로 옹립된다. 아비멜렉은 권력에 눈이 뒤집혔고, 세겜 사람들은 정략으로 왕을 세운다. 욕망과 이해관계가 판단의 기준이 되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법은 철저히 무시된다. 부패한 본성과 세상의 풍조가 그들 안에 가득하다.
사사시대는 비유하자면 거듭나지 않은 모태신앙인이라 할 수 있다. 사사시대 사람들은 출애굽과 모세오경의 전통 가운데 태어나 자란 사람들이다. 실로의 성소에서 제사도 드렸지만, 하나님의 길로는 행하지 않았다. 신앙의 전통만 있었지 참된 신앙은 없었다.
거듭남이 없는 영혼은 욕망의 지배를 받으며 계산 속으로 이웃을 대한다. 타협과 야합, 아니면 굴종이 대세를 이룬다. 하나님의 법을 의식하더라도 갈등에서 끝날 뿐, 육신을 극복하지는 못한다. 사사시대의 일반적 정서다. 그네들에겐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이 더 중요했다.
지금 내 마음을 좌우하는 것은 시대정신인가, 하나님의 말씀인가. 나는 육신을 극복했는가 아니면 끌려가는가. 내 안의 대세는 무엇인가. 내가 당시 세겜 주민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새삼 ‘남은 자’의 영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절감한다. 남은 자(remnant)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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