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10:14-15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 한대 또 두 번째 소리가 있으되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하더라
유대인들의 음식규례는 엄격했다. 사생결단의 차원에서 지키는 규례였다. 기도하러 지붕에 올라간 베드로가 ‘황홀한 중’에 있을 때 주께서 임하셨다. 그리고는 부정한 것을 먹으라 하셨다. 이 환상이 주는 의미는 파격적이다. 이제까지 지옥땔감 정도로 여기던 이방인들에게도 구원을 나누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베드로는 그 음성의 주인이 주님임을 직감했다. 그런데.. 베드로가 말했다.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주께서 고넬료의 가정을 통해 이방인 구원의 문을 여시려는 때에 먼저 베드로를 찾으신다. 그리고는 세 번에 걸친 밀당 끝에 당신의 마음을 알게 하신다. 베드로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오랜 종교적 고정관념의 틀을 깨기가 쉬울리 없다. 하나님께서 고넬료에게나 베드로에게나 초자연적으로 역사하실 수 밖에 없으셨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어이가 없다. 주께서 시키시는 일에 주여 라고 하면서도 그럴 수 없다니..
생각해보면 내게도 이런 일들이 분명 무수했을 것이다. 전통에 따른 고정관념이나, 내 경험에 따른 선입견 등으로 주님의 신호 자체를 묵살하거나 바로 쳐내버리는 일들이다. 어쩌다 순종하면서 받은 은혜로 대부분 잘 듣고 잘 따른 것처럼 포장하며 지내 온 것이 그간의 영성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터이다.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이런 자가모순적인 한계가 내 안에 있다. 내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의 뜻으로 분별하며 그리스도에 복종시켜 가야 한다.
*말씀기도
마음을 늘 새롭게 정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시옵소서. 마음이 청결한 자가 하나님을 본다 하셔서 마음을 청결하게 하려다보니 먼지 쌓인 부분을 또 얼마나 많이 보게 되는지요. 내 마음에 굳은 화석같은 부분들을 깨어주시고 소제해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