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막이야기(1)-서론


출 25:22 거기서 내가 너와 만나고 속죄소 위 곧 증거궤 위에 있는 두 그룹 사이에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네게 명령할 모든 일을 네게 이르리라

2004년 한국갤럽이 한국의 종교 실태를 조사했을 때 기독교는 한국의 주요 종교 중에서 신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부터 불과 4년 뒤인 2008년, 개신교 NGO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일반인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독교는 신뢰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1위를 차지한 카톨릭에 이어 신뢰도 2위를 차지한 불교보다도 훨씬 못했다. 종교별 호감도 역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90년대 이후로 정체상태를 극복하지 못 하고 있는 기독교가 또 한 번 위기의 시절을 맞고 있는 셈이다.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혹자는 신앙인들의 언행일치나 관용을 이야기하고 어떤 이는 사회참여와 사랑의 실천을 말한다. 모두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제안이며 사실 절실한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가장 원천적이며 근원적인 요소, 즉 영성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의 질(質)적인 부분을 깊이 살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본 회퍼가 말했던 것처럼 ‘값싼 은혜’가 아니라 ‘값비싼 은혜’, 즉 ‘헌신이 요청되는 은혜’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이른 것이며 그 은혜를 공급받을 수 있는 자리에 나아가는 것이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성막에 대해 살핀다는 것은 바로 그 하나님과의 관계를 점검하겠다는 이야기와 같은 말이다. 구약의 학개 선지자는 ‘너희가 많이 뿌릴지라도 수확이 적은’ 이유를 아는지 질문한 바 있다(학 1:6). 그리고 이미 앞서서 답을 제시했다. ‘이 성전이 황폐하였거늘......’(학 1:4). 황폐해진 성전이 개인의 삶과 사회 전반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마음이 성전이라 했다. 그런데 그 마음이 황폐해진 것이다. 구약시대에는 우상숭배와 세상을 향한 욕망이 황폐의 원인이었고 신약시대에는 성령의 소욕보다 앞선 육신의 소욕이 황폐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뿌려진 씨앗은 고스란히 한국의 기독교계를 향한 한국사회의 비호감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성막은 우리의 영혼을 진단한다. 그 진단을 통해 세상의 유혹과 압력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은혜를 공급받는 자리에 서게 한다. 성막의 핵심은 하나님의 임재에 있다. 임재하시는 목적은 명료하다. 서두의 본문에 언급된 것처럼 사람을 만나시려는데 있다.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하신 그 분께서, 전적 타자(全的 他者)이이시며 절대적 초월자이신 그 분께서 죄 많은 인생과 만나시려는 것이다. 그 만남의 장소가 성막이요, 그 만남에서 이스라엘은 광야의 하중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공급받게 되는 것이다. 성막은 광야를 향한 하나님의 대책이다. 광야에 사는 영혼들은 성막이 필요하다. 광야같이 거칠고 험한 인생길을 가는 영혼들은 하나님과의 만남이, 하나님의 임재가 절급한 것이다. 성막은 바로 그 은혜를 공급받는 메카니즘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성막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천지창조, 그 엄청난 역사에 대해서 성경은 단지 두 장의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반면, 성막에 대해서는 약 50장의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또 복음서 가운데서 가장 긴 마태복음은 28장이지만 성막에 대한 성경 기록은 그 두 배에 가깝다. 하나님께서 이렇듯 성막에 대해서 깊고 세밀하게 기록하게 하신 이유는 성막이 시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성막 안에는 어떤 진리가 담겨져 있는가?

먼저 성막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무엇을 하셨는지를 잘 알려준다. 주지하다시피 성경의 대주제는 예수님이다. 구약성경은 오실 예수님에 대한 기록이고, 신약성경은 이 땅에 오신 예수님과 다시 오실 예수님에 대한 기록이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요 5:39)고 말씀하신 바 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인 구약시대에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에 대해서 가장 세밀하게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성막인 것이다.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을 알기 위해서는 성막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생애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것도 성막이기 때문이다.

한편 성막은 우리의 영적상태를 종합적으로 검진하는 영적 건강 진단의 기능을 발휘한다. 순례자의 심정으로 성막을 거닐면 우리 영혼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자신이 하나님께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또 하나님의 길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확인이 가능한 것이다. 성막문을 열고 성막 안으로 들어가면 번제단, 물두멍이 놓여있고 그곳을 지나 성소 안에 들어가면 등대, 진설병, 분향단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지성소를 향해 나아가게 된다. 성막의 각 단계들은 각각 우리의 신앙 여정이 지닌 특징들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구원받지 못한 사람은 성막 문 안에도 들어가지 못한 사람이다. 또 어떤 사람은 성막 안에는 들어왔는데 번제단 이상으로 진도가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매일 교회에 와서 회개는 하지만 세상에 가서는 또 죄짓고 다시 교회 와서 회개하기에 바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안 나올 수는 없고 나와서는 매일 회개만하고 가는 사람, 그 사람은 번제단 이상은 가보지 못한 사람이다. 불신자는 아니지만 하나님의 영광이 역사하는 지성소체험이 없기에 신앙의 길을 가면서도 늘 피곤한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물두멍은 우리의 성결의 상태가 어떤지 알게 해준다. 그리고 성막 뜰을 지나 성소 안에서 만나게 되는 등대는 얼마만큼 우리가 거룩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하게 해준다. 또 진설병은 말씀묵상의 삶이 있는지 점검하게 한다. 말씀 묵상의 영성이 없는 사람은 성소 안에서 진설병도 못 먹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분향단은 기도생활을 점검하는 자리이다. 여기에는 개인기도 뿐만 아니라 중보차원의 기도영역까지 확대되어 있다. 지성소는 하나님과 교제하고 친밀감을 나누고 영광을 맛보고 하나님의 깊은 은혜가운데 들어가는 곳이다. 성막에 대해서만 정확히 알아도 내가 어떤 수준에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번제단 주위에만 맴돌고 있는지, 물두멍에서 정결하게 씻었는지 등등 성막의 각 단계를 통해서 영적 진단이 가능한 것이다.

#정재우Jos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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