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07:38-39 또 복을 주사 저희로 크게 번성케 하시고 그 가축이 감소치 않게 하실지라도 다시 압박과 곤란과 우환을 인하여 저희로 감소하여 비굴하게 하시는도다
주님의 다스림 중에는 번성과 우환의 반복이 있을 수 있다. 신앙의 길은 설렁설렁 갈 수 없다는 뜻이다. 인간관계 가운데 설렁설렁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영향력있는 상급자와의 관계, 생사여탈을 좌우할 권위자와의 관계 등은 가볍게 다룰 수 없다. 눈치도 보고 주의를 기울이며 심기를 상하게하지 않으려 애쓴다. 경우에 따라서는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하려 할 것이다. 주님은 그 어느 상대보다도 가장 높고 강하며 영향력있는 분이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예우를 갖추지 못할 때가 많다.
반짝 하다가도 금방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은연 중 거래하듯 섬기는 때도 많다. 스스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때도 많고, 그러면서도 송구한 표시조차 하지 않을 때도 많다. 직장 상사나 거래처 사람에게 엄두도 내지 못할 결례를 천연덕스럽게 저지르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또 어느 때에는 목숨도 내놓을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대부분 결례에 대한 분별보다 최선을 다한 기억만을 가지고 하나님을 대할 때가 많다. 누군가 나를 그런 방식으로 대했다면 상종하지 않으려 했을 것이다.
나는 채찍과 당근, 둘 다 필요한 존재다. 나이가 들면서 감사한 것 하나는 전에 느끼지 않았던 약점들이 감잡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사 비로소 깨닫는다. 그래서 그 때 그 기도, 그 염원을 안들어주신거구나.. 당시에는 서운하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나의 그릇이 턱없었던거다. 지금도 덜 청산된 결례의 누적이 있을 것이다. 그냥 납작 엎드리며 단순하고도 즉각적인 순종으로 예우를 다하여야 하는 것이다. 좀 더 번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그렇다. 설렁설렁해서 안되는게 주님과의 관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