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15:15 빌라도가 무리에게 만족을 주고자 하여 바라바는 놓아 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니라
빌라도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힐만한 죄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가형을 선고한다. 그는 그가 총독으로 다스리는 유대인 무리에게 만족을 주는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 그 때로부터 지금까지 무려 이 천년 동안 빌라도는 사도신경에 악명으로 오르내린다. 특정인을 놓고 이렇게 오랜 세월 정죄된 예가 없다. 세상의 구조적인 악이 한 인간을 어떻게 코너로 몰아 세우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인생 길을 가면서 정치적인 판단을 할 때가 있다. 입지를 보존하거나 관계 유지를 위해 정치를 택하는 것이다.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거나, 보아도 못본 척 지내기도 한다. 스스로 연약함을 탓하지만 곧 일상으로 넘어가곤 했던 부끄러움이 있다. 워낙 죄의 세력이 대세인 곳이 이 세상이지만 주님은 우리에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기대하신다. 꼭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있는 그 자리에서 빛을 밝히고 소금처럼 녹아드는 길을 묵묵히 가는 것이다.
주님은 정치인이나 언론인의 길을 가지 않으셨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셨다. 진리와 사랑으로 사셨다. 무리를 만족케 하려고 사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족케 하시려는 삶을 사셨다. 성전을 청결케 하시는 일이 과격하게 비쳤지만 그건 선동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열심이었다. 그 일이 당신을 사지에 빠트리는 일이 될 줄 아셨지만 움츠리지 않으셨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정도에서 벗어난 정치적인 행보는 빌라도처럼 대가를 치루게 한다. 주님 편을 들어야 할지, 무리들 편을 들어야 할지 선택해야 할 때가 빈번하다. 진리를 택하고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을 시인하는 길을 가야한다(마 10:32).
*말씀기도
주님을 따르는 길이 최상이요 최선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세상적 가치관의 압박과 도전 속에서 무리들이 아니라 주님만을 따르게 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