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11:11-12 그러나 주 안에는 남자 없이 여자만 있지 않고 여자 없이 남자만 있지 아니하니라 이는 여자가 남자에게서 난 것 같이 남자도 여자로 말미암아 났음이라 그리고 모든 것은 하나님에게서 났느니라
바울이 살던 시대에는 여성들이 공적인 모임에 참가할 때 꼭 머리에 수건을 둘렀다. 여자가 남자의 권위 아래 있다는 표시였다. 그런데 고린도교인 중에 어떤 여성들이 이런 관습을 거부하고 예배에 참석하면서 논쟁이 발생했다. 바울은 일단 경계를 정한다. 5절 ‘무릇 여자로서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니 이는 머리를 민 것과 다름이 없음이라’여자가 공적활동을 할 경우에는 머리에 수건을 쓰라는 것이다. 물론 남성우월에 쏠려있던 당시의 문화를 감안한 것이다. 특히 그 시대에는 머리에 수건을 두르지 않는 여자는 창기급으로 간주되었던 까닭이다. 남성권위주의의 한 단면이긴 했지만 바울은 교회에서 불필요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당시의 관습을 존중한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언급한다. 남녀의 상호의존성과 평등성이다. 남자와 여자는 동등하고 각각 존귀한 가치를 지닌 인격적 존재라는 것이다. 특히 주안에서는 더욱 그렇다. 세상문화와 다르다는 것이다. 관습을 감안해서 머리에 수건을 두르라 했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로서 서로가 존중하기를 권한다. 약간 각도를 달리할 때, 아버지세대만 해도 남녀차별은 뚜렷했다. 수많은 딸들이 차별대우를 받으며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감정의 상처를 입는 경우 역시 많았다.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마음의 그늘을 걸머진 채 애를 쓰며 살아가야 했던 때가 오래지 않았다.
마도지니 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남자와 여자는 두 개의 악보이다. 그 두 악보없이는 인생이라는 곡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 여전한 차이로 인해 한 편으로 끊임없이 갈등하면서 살아가지만, 또 한 편으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면서 남자와 여자는 함께 간다.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파트너십이 부족했음을 절감한다. 교회든 가정이든 함께 가야하는 것임에도 말이다. 상호존중과 상호보완, 좋은 배필이기 위해, 좋은 파트너이기 위해 잊지말아야 할 포인트들이다.
*은정 가족들에게
가정도 교회도 훈련의 현장이자 성취의 현장입니다. 상조와 의존, 두 가지가 선순환을 가져오는 현장이 되도록 서로를 귀히 여기는 공동체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